디곡신(digoxin)은 심부전과 특정 부정맥 치료에 사용되는 강심제입니다. 특히 심박수 조절이 필요한 환자나 심방세동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며, 치료 초기에는 디지털리제이션(digitalization)을 통해 혈중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디곡신은 세포 내 이온 농도 조절을 통해 심근 수축력을 증가시키고, 방실결절(AV node) 억제를 통해 심박수를 조절하는 작용기전을 가집니다.
디곡신의 작용 기전과 심혈관계 효과
디곡신은 세포막의 Na K ATPase를 억제하여 세포 내 나트륨 농도를 증가시키고, 그 결과 세포 내 칼슘 유출을 억제합니다. 칼슘이 세포 내에 유지되면 심근세포의 수축력이 향상되어 심박출량 증가에 기여합니다. 또한, 방실결절 전도 억제 효과를 통해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PSVT)이나 심방세동(AF) 환자의 빠른 심실 반응을 완화하는 데 유용합니다. 디곡신은 심방세동을 동반한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에서 심박수 조절과 증상 완화를 위해 추천되는 약물입니다.
디지털리제이션 과정과 투여 경로
디지털리제이션이란 디곡신의 초기 혈중 농도를 치료 범위 내로 빠르게 올리기 위한 포화 투여 과정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정맥투여(IV)나 경구투여(PO)로 시작하며, 안정적인 농도 도달 후 유지용량으로 전환합니다. Digoxin의 경구 투여 시 작용 시작 시간은 약 1~2시간, 정맥투여 시에는 약 50~60분이며, 최대 효과는 PO 2~8시간, IV 1~6시간 사이에 나타납니다. 디지털리제이션 이후 경구 약으로 유지 치료를 전환할 수 있으며, 반드시 환자의 반응과 혈중 농도를 평가한 후 결정해야 합니다.
디곡신의 적응증과 임상적 사용
디곡신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 심방세동(AF)에서 rapid ventricular response, 즉 매우 빠른 심실 반응 조절 -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PSVT)에서 AV node 억제를 통한 심박수 감소 -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에서 증상 완화와 입원률 감소를 위해 단독으로 사용되기보다는 베타차단제 또는 칼슘통로차단제 등과 병용하거나, 대체제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곡신 독성의 증상과 관리
디곡신의 치료 농도는 0.5~2.0 ng/mL이며, 2.0 ng/mL를 초과할 경우 디지탈리스 중독 위험이 증가합니다. 특히 저칼륨혈증(K 저하)이 동반될 경우 중독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칼륨 수치를 수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디곡신 중독 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위장관 증상: 식욕부진, 구역, 구토, 설사 - 신경정신 증상: 혼돈, 환각, 두통, 혼미 - 시각 이상: 황색시(사물이 노랗게 보임), 흐릿한 시야 - 내분비적 영향: 드물게 여성화 유방(gynecomastia) 발생 보고 - 심장 부정맥: 방실차단, Wenckebach 현상, 이소성 박동, 심실성 기외수축(PVC), 심실세동 등 중독이 의심될 경우 디곡신 투여를 즉시 중단하고, 저칼륨 상태가 확인되면 칼륨을 보충하며 필요 시 디곡신 면역 Fab 항체를 투여해야 합니다.
디곡신은 심박수 조절과 심근 수축력 개선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약물이지만, 독성 위험이 높은 만큼 투여 용량, 혈중 농도, 전해질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리제이션 이후 경구 전환 여부, 유지 용량 조절은 환자 상태에 따라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심방세동을 동반한 박출률 저하 심부전 환자에게 특히 유용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