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우리 몸에서 해독, 대사, 면역, 단백질 합성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장기입니다. 하지만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만큼 질환이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간기능 검사를 통해 이상 여부를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간기능 검사 항목들의 의미와 정상 수치, 이상 발생 시 해석법에 대해 상세히 안내합니다.
ALT와 AST: 간세포 손상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
간기능 검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항목은 ALT(Alanine Transaminase)와 AST(Aspartate Transaminase)입니다. 이 두 효소는 간세포 내에 존재하며, 간이 손상되면 혈중 수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특히 ALT는 간세포에 주로 존재하기 때문에 간 질환의 민감한 지표로 사용되며, AST는 간 외에도 심장, 근육 등에 분포해 있어 간 외 질환에서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정상 범위는 일반적으로 ALT 0~40 U/L, AST 0~40 U/L 정도로 설정되며, 이 수치는 검사실 기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ALT가 AST보다 더 많이 상승한 경우 지방간, 바이러스성 간염 등 비교적 급성 간 손상을 의미할 수 있고, AST가 ALT보다 높거나 두 수치가 모두 현저히 높을 경우 간경변이나 간경화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수치가 2배 이상 증가했을 때는 정밀 검사가 필요하며, 음주, 약물 복용, 과도한 운동 등 일시적인 자극에 의해서도 수치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특히 건강검진에서 처음 발견되었을 경우, 반복 검사나 초음파 등 영상 진단이 병행되기도 합니다.
GGT와 ALP: 담즙 정체와 알코올성 간질환의 단서
GGT(Gamma-Glutamyl Transferase)와 ALP(Alkaline Phosphatase)는 간뿐 아니라 담관계의 이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간기능 검사 항목입니다. 이 수치들은 특히 담즙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거나, 알코올성 간 손상이 의심될 때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GGT는 간세포와 담관에 모두 존재하며, 특히 음주와 관련된 손상에서 민감하게 상승합니다. 알코올성 지방간, 만성 음주자, 약물성 간염 환자에서 자주 상승하며, 정상 범위는 보통 10~50 U/L입니다. GGT 수치가 단독으로 높을 경우 음주 이력, 약물 복용 여부 등을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ALT, AST와 함께 해석할 때 진단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ALP는 담즙 정체, 담석, 담관염과 같은 담관계 질환에서 많이 상승하며, 뼈 질환이 있을 때도 수치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정상 수치는 보통 30~120 U/L이며, GGT와 함께 상승하면 간 또는 담도 질환 가능성이 높고, GGT는 정상이나 ALP만 상승하면 뼈 관련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러한 수치는 간 질환 외에도 다양한 전신 질환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수치 상승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장기 복용 중인 약물이 있다면 이를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필수입니다.
빌리루빈, 알부민, PT: 간의 종합적 기능을 보는 지표
간기능 검사는 단순히 간세포 손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간의 ‘기능’을 평가하는 항목도 포함됩니다. 대표적인 지표로는 빌리루빈(Bilirubin), 알부민(Albumin), 프로트롬빈 시간(PT, Prothrombin Time)이 있습니다. 빌리루빈은 적혈구가 분해되면서 나오는 노폐물로, 간에서 대사되어 담즙으로 배출됩니다. 총 빌리루빈 수치가 1.2mg/dL 이상일 경우 간 기능 저하, 담도 폐쇄, 용혈성 질환 등이 의심됩니다.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지면 황달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간 손상이 상당히 진행되었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는 주요 단백질로, 영양 상태와 간의 단백질 합성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정상 수치는 3.5~5.0 g/dL이며, 간경변이나 만성 간질환에서는 알부민 수치가 감소하게 됩니다. 이는 부종, 복수, 면역력 저하와 같은 증상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프로트롬빈 시간(PT)은 혈액 응고에 필요한 단백질이 간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간 기능이 저하되면 PT가 연장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급성 간염이나 간부전 상태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이며, 항응고제 복용 환자에게도 중요한 검사입니다. 이 세 가지 수치는 간이 실제로 기능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주며, 간 기능 이상이 장기화되었거나 간경변으로 이행 중인 환자에게서 중요한 진단 정보가 됩니다.
간기능 검사는 간 건강의 경고등 역할을 합니다. ALT, AST를 통해 간세포 손상 여부를 판단하고, GGT와 ALP를 통해 담즙 흐름과 음주 관련 문제를 확인하며, 빌리루빈, 알부민, PT를 통해 간의 종합적인 기능 상태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증상이 없는 간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생활습관 개선과 치료를 통해 간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